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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악관 소통법을 배우고 싶으면

지난 9일 치른 제20대 한국 대통령 선거는 2020년 미국 대선과 닮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각 역대 최다 득표 낙선자로 기록됐다. 이 후보는 1614만 표를 얻어 문재인(1342만 표), 박근혜(1577만 표) 대통령 당선 때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윤석열(1639만 표) 당선인에게 패했다. 역대 대선 득표수 2위다.     트럼프는 7422만 표를 얻어 조 바이든 대통령(8128만 표)에게 졌지만, 미국 대선 역사상 바이든 다음으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는 바이든과 윤 당선인에게 적극적으로 반대한 유권자가 국민의 절반가량 된다는 뜻이다. 노련한 바이든은 민심을 정확히 읽고 통합과 치유를 당선 첫 메시지로 내세웠다. ‘미국의 영혼’ 회복과 ‘중산층 재건’을 약속했다. 평범한 미국인의 욕구를 짚었다. 정권 인수 기간 70여일 동안은 취임 후 실시할 정책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문가들이 임기 첫날부터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자신을 뽑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언행을 보였다.   윤 당선인 앞에 놓인 여건도 당시 미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득표율 차가 0.73%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두 동강 난 민심 통합이 급선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손 놓다시피 한 방역과 치료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게 시급하다. 제로 금리 시대의 종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커진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모습이 더 많은 국민을 안심시키지 않을까.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백악관을 모델로 언급했다. 참모들, 기자들과 한 건물을 쓰고, 주변을 공원화해 국민과 물리적 거리를 좁히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의 소통 능력이 건물 배치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면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이다. 대변인 정례 브리핑을 없앤 트럼프도 이 건물에서 지냈고, 취임 1년 차 인터뷰 횟수(22회)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적은 바이든도 여기 살고 있다.   바이든의 백악관은 전임 행정부보다 의견을 충분히 주고받는 과정을 중시한다. 공개·비공개 브리핑이 부처마다, 주요 사안마다 수시로 열린다. 공론화와 절차적 정당성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윤 당선인이 당선된 지 불과 11일째 되는 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결정했다고 발표한 것은 충분한 소통이라고 보기 어렵다.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표어와도 어긋난다.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은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없었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백악관 소통법 대통령 당선 역대 대통령 대통령 집무실

2022-03-22

트럼프 취임식 '반쪽' 되나…불참 선언 의원 20명 넘어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의원이 20명을 넘어섰다. 지난 14일에는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취임식 당일과 다음날에도 이민자 권리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대통령 취임식이 화합의 장이 아니라 심각한 분열상을 보여주는 시끄러운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의원은 지난 13일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해킹을 거론하며 트럼프 당선인이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루이스 의원을 맹비난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취임식 보이콧이 확산되기 시작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루이스 의원에게 "범죄가 만연한 무너져가는 지역구 문제나 해결하라"며 "오로지 말 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 통탄할 일"이라고 공격했는데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행진을 주도한 루이스 의원에 대한 이런 비난이 민주당 의원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가주 출신 민주당 의원 17명을 포함해 15일 현재 24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불참을 선언했다. 공화당 마크 포칸(위스콘신주) 의원도 "러시아 해킹 기밀 문서를 읽고 국민 영웅 존 루이스에 대한 트위터 공격을 본 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일 취임식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엘튼 존, 셀린 디옹 등 섭외 대상 스타 가수들은 이미 거절 의사를 밝혔고 초청 가수란에 이름을 올렸던 제니퍼 홀리데이도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미국인들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무관심했던 것을 사과한다"며 불참을 발표했다. USA투데이는 15일 적어도 26개 단체가 취임 행사장 근처에서 집회 신청을 마쳤고 취임식 행사 이후 최대 20만 명이 트럼프 반대 시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성대한 취임식 대신 분열의 취임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복례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15

채찍 든 트럼프 대북정책…설자리 좁은 대화론

미, 중국엔 힘으로 밀어붙이기 전략 한국에 동참 요구할 가능성도 북한에는 채찍을 가한다. 중국과는 힘으로 밀어붙인다. 한·미 동맹은 지킨다. 그런데 돈은 요구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줄 한반도 정책의 큰 틀이 나왔다. 트럼프 외교안보 내각을 이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네 가지 접근법이다. 한국 정부로선 향후 대북 전략의 유연성이 증발하고, 미·중 대치에 끼이며, 주둔 비용 줄다리기를 벌여야 하는 세 가지 숙제를 떠안게 됐다. 틸러슨은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기존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한 제재를 고안하고 이를 집행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은 누구인지, 북한이 핵 능력 개발에 필요한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이 있는지 알아보며 구멍을 막는 데 있다"고 답했다. 틸러슨의 비핵화 복안에서 '대화' '6자회담'은 없었다. 버락 오바마 정부나 트럼프 차기 정부나 북핵 불용은 같다. 단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대화로 나서면 혜택이 주어질 수 있다는 전제는 늘 달았다. 하지만 틸러슨은 청문회 내내 제재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을 적(adversary)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 사령관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은 이미 4년 전 "북한은 더는 핵·미사일 폐기를 위한 협상 의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로선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당근 없는 채찍이다. 이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한국 정부의 대북 접근과 전략적 유연성을 제한한다. 얼마 남지 않는 한국의 북한 견인력이 완전히 증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이 예고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나설 경우 북·미 관계는 일대 충돌을 예고한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접근법을 놓고도 오바마 정부와 결별했다. 포린폴리시는 13일 "오바마의 아·태 재균형 정책으로부터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로 가고 있다"고 미국의 전략 변화를 설명했다. 역시 틸러슨이 선봉장이다. 그는 외교 용어로는 피하는 '강제하겠다(compel)'는 말을 써 가며 "중국이 강제로 대북제재를 따르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고 단언했다. 대북 압박으로 불거질 미·중 대결은 남중국해와 맞물리면 더욱 격화된다. 틸러슨의 남중국해 대응법에는 "중국이 만든 인공 섬 접근은 전면 금지된다"는 요구까지 포함됐다. 그는 이 같은 전략을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알렸다. "뭔가 한다고 말하고는 힘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이 미국의 문제"라는 게 그의 인식이다. 이는 미·중 힘 대결에서 한국 정부에 선택을 요구하는 상황을 부를 수 있다. 국립외교원 이지용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중국 기업·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격 발표한 뒤 한국도 동참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국을 '약한 고리'로 간주해 우리 기업·정부를 경제적·외교적 압박해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초 이슈가 됐던 한·미 동맹의 약화 우려는 잦아들었다. 매티스와 틸러슨 모두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군사동맹의 변수는 방위비 분담금이다. 틸러슨은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맹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고 했다. 향후 한국의 대응 논리는 경제 규모에 비해 나토·일본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논리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mail protected]

2017-01-15

트럼프 맏사위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사진)를 백악관 선임고문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9일 AP와 USA투데이 등은 정권 인수위원회 내부 관계자를 인용,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35세의 쿠슈너는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으로 트럼프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이자 인수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그간 여러 차례 쿠슈너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도 쿠슈너를 동석시키는 등 그가 자신의 눈과 귀 역할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 트럼프는 11일 있을 기자회견에서 쿠슈너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밝힐 계획이다.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을 경우 트럼프 정권의 최고 실세로 부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인사가 1967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제정된 연방 친족등용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또 사실상 영부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이방카와 함께 쿠슈너도 백악관에 진출할 경우 친.인척의 공직 임명을 금지하는 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내각 임명이 아닌 백악관에서 무보수로 자문 역할을 하는 것은 해당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쿠슈너는 백악관에서 일할 경우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유대인 부동산 개발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쿠슈너는 하버드대에 250만 달러, 뉴욕대 로스쿨에 350만 달러를 기부하고 입학했으며 24세 때 아버지 사업에 합류해 뉴욕 부동산계의 거물로 떠올랐다. 2009년 이방카와 결혼해 자녀 셋을 두고 있다. 조곤조곤한 말투에 카메라 앞에 나서지 않는 성격이지만, 트럼프를 상대로 의견을 관철할 정도로 설득력과 수완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한서 기자

2017-01-09

트럼프, 각국 대사에 "당장 자리 비우라" 날벼락

주요 국가 대사직 상당 기간 공백 가능성 외교에서도 "오바마 지우기 제스처" 지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식까지 전 세계에 파견돼 있는 미국 대사들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구한 대사들은 '정치적 대사'들이다. 정치적 대사는 전문 외교관이 아닌, 임명권자인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선거 과정에서 기부를 많이 한, 즉 전문성보다는 정치적으로 임명된 비외교관을 의미한다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이 6일 보도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해도 이들 정치적 대사들을 취임식까지 사임하라고 요구한 전례는 없었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도 현지에 기반을 두고 일정 기간 살아온 대사들에게 미국으로의 귀국 또는 현지에서의 잔류 여부를 결정하고 새로운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 뉴욕타임스는 "전례 없는 트럼프 당선인의 통보로 주요 국가의 대사가 공석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국무부 출신이 아닌 인물을 대사로 임명하기 위해선 오랜 절차가 걸린다"며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 주요 국가의 대사직이 오는 봄까지 비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사임 통보를 받은 정치적 대사들은 독일 대사와 영국대사, 프랑스 대사 등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국무부를 인용해 확인했다. 국무부는 지난해 대선 이후 각국에 파견된 정치적 대사들에게 올 1월 20일까지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고, 모든 해당자들이 제출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러한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새 행정부에 짧은 기간이라도 잔류하면서 향후 거주지 결정, 특히 자녀들의 거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요청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여유 시간이 제공됐었다. 대사들은 대부분 자녀 등 가족과 함께 근무 지역으로 이주해 생활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자녀들이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 전학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막내 아들의 학교 문제 때문에 부인 멜라니아와 아들은 뉴욕에 머물도록 하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트럼프 인수팀은 백악관 및 다른 행정부처와 마찬가지로 취임식과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뀌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명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06

아시아 담당할 백악관 보좌관, 기자·해병대 출신

9·11 테러 경험도 한몫, 32세에 입대 "자유민주주의 소중함 지키려 나서" 아프간 근무 때 상관이던 플린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으로 추천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권에서 한반도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해병대 장교 경력의 매트 포팅어(43)가 내정됐다고 4일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포팅어는 이미 NSC의 업무를 인수받고 있는 중이며 공식 발표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팅어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정보전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동 집필할 정도로 긴밀한 사이다. 이번 인사도 플린의 적극 추천에 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의 동아태 담당 차관보, 국방부 아태 차관보와 더불어 '한국 총괄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자리는 조지 W 부시 정권에선 마이클 그린(현 CSIS 부소장)과 데니스 와일더, 버락 오바마 정권에선 제프리 베이더, 대니얼 러셀(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에번 메데이로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현직)가 맡아 왔다. 한반도 및 동북아 외교에 문외한인 트럼프와 플린, 캐슬린 맥팔런드 NSC 부보좌관을 보좌하는 사실상의 NSC 3인자에 포팅어가 내정되며 그의 성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 등 예민한 현안에 대한 1차적 판단을 하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포팅어는 졸업 후 로이터통신에서 3년 기자 생활을 한 뒤 WSJ에 합류, 2001년부터는 중국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2002년을 전후해 중국 전역에 불어닥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전염병, 2004년 12월 20만 명 이상이 희생된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을 현장 취재했다. WSJ과 시사지 '더 애틀랜틱' 등에 따르면 그가 기자의 길을 접고 해병대 장교로 변신하게 된 데는 크게 세 가지의 계기가 있었다. 첫째는 2001년의 9.11 테러. 당시 중국에서 잠시 귀국해 뉴욕 집으로 돌아온 그는 9.11 아침 식사를 세계무역센터 북쪽 빌딩 꼭대기 층의 레스토랑에서 아버지와 함께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긴 비행으로 피곤했던 포팅어는 늦잠을 자고 말았다. 뒤늦게 아버지와 뉴욕 시내로 향하던 오전 10시30분쯤에 그는 무역센터빌딩 붕괴 소식을 들었다. 그는 "9.11은 나에게 경종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둘째는 중국에서의 경험. WSJ 베이징 특파원으로 주로 지방을 다니며 각종 시위를 취재하던 그는 중국 관리의 부패에 대한 기사를 썼다 중국 공안에 일시 체포됐다고 한다. 그의 회고담이다. "그들은 나를 계속 신문했다. 나를 변기통 앞에 세워 두더니 경찰들이 둘러쌌다. 그러더니 내 취재 수첩을 한 장씩 찢어 변기에 버렸다. 공안 국가의 일탈을 느꼈다.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어떻게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 마지막은 이라크전의 장기화. 이라크에서 미국인이 참수당하는 영상을 보면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증오가 커졌다. 그는 기자를 그만두고 해병대에 몸담은 직후인 2006년 1월 ABC방송에 이렇게 털어놓았다. "난 영화를 보기보다 영화의 한 부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32세의 나이에 10주 과정의 해병대 장교후보생 훈련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3마일을 18분 내에 달리고, 윗몸일으키기 100개를 2분 내에, 그리고 턱걸이 20개를 해야만 훈련을 통과할 수 있었지만 처음에는 턱걸이를 한 개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이를 견뎌내고 해병대 소위로 임관한 그는 이후 이라크에 한 차례(7개월), 아프가니스탄에 두 차례(1년4개월) 파병 근무를 했다. 정보장교 특기였던 그는 두 번째 아프간 근무 당시 현지 지휘관이던 플린과 만나 미군 정보 활동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그리고 공동 집필한 보고서가 '아프간에 적합한 인텔리전스(정보활동)의 청사진'. 오바마 정권 하의 정보 체계에 반기를 든 이 보고서는 워싱턴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에서 발표됐다. 당시 "현상을 솔직하게 적시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국방부로부터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국방부 동성훈장.참전훈장 등을 받은 그는 2010년 5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예편했다. 이후 미 외교협회(CFR) 펠로를 지냈다. 외교 소식통은 "포팅어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 근무하면서 일본 자위대와 방위성 관계자들과도 친분을 쌓았다"며 "포팅어의 중국에 대한 반감으로 볼 때 중국에 대한 강경한 정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7-01-05

"트럼프 첫 행정명령은 오바마케어 폐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발동하는 첫 행정명령은 건강보험개혁법(ACA.이하 오바마케어) 폐지가 될 것이라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4일 밝혔다. 폴리티코와 더힐 등 정치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공화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회의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오바마케어 폐지에 따른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며 "의회가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법의 폐지와 전환 절차가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콜린스(공화.뉴욕 27선거구) 하원의원도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오바마케어와 관련된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행정명령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대체 법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페지 절차 또한 초기 단계여서 트럼프 당선인의 행정명령도 오바마케어 시행령 중 일부를 중단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화당의 방침은 오바마케어의 문제점을 개선시켜 보다 나은 보험제도를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케어의 혜택이 부족하고,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고 지적해왔으나 보험사가 가입자의 과거 보험 기록 등을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 등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오바마케어 폐지 막아달라" 오바마, 민주당에 '사수' 요청 즉 현행법 중에도 좋은 부분은 고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또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고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도 대체법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앞으로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CNN은 "오바마케어 폐지는 예산결의안 통과와 예산협상안 발의, 대통령 서명의 절차를 거친 뒤에도 대체법 마련과 전환 과정의 혼선을 막기 위해 폐지 규정 적용을 2~3년 동안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공화당은 펜스 부통령과 비공개 회동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을 늦어도 오는 2월 20일까지 백악관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의회를 방문하고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오바마케어 '사수'에 총력을 쏟아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법 전환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며,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과 혼선은 공화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폴리티코는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공화당 지도부에 오바마케어의 근본적 문제점을 부각시켜 모든 책임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며 "찰스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부터 발생하는 오바마케어 관련 문제는 모두 공화당이 자초한 일이며, 공화당은 '미국을 다시 아프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04

트럼프 정부 입각할 OC인사는…폼페오 CIA국장·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 내정

오는 20일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오렌지카운티 출신 인사 2명이 참여할 전망이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오 연방하원의원(공화·캔자스·왼쪽 사진), 신설되는 백악관 산하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될 피터 나바로(오른쪽 사진) UC어바인 경제학 교수가 그 장본인이다. 폼페오 내정자는 오렌지 시에서 태어나 로스알라미토스 고교에서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티파티 바람이 거셌던 지난 2010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3선 의원인 그는 당내 대표적 매파로 통하며 하원 정보위에서 활동해왔다. 라구나비치에 거주하는 나바로 내정자는 터프츠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와 더불어 트럼프 경제정책의 뼈대를 구축한 이로 꼽힌다. 그는 중국의 경제 영향력 확대가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책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을 공동저술하는 등 대중 강경론자로 꼽힌다. 그는 NTC를 이끌며 각종 무역 현안에 대해 강경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오, 나바로 내정자가 의회 인준을 받을 경우, 이들의 향후 행보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폼페오는 북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대화, 대북제재보다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총동원해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나바로가 강경 무역정책을 펼 경우, 중국은 물론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지닌 한국 역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임상환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03

트럼프, '기업때리기' 이번엔 GM 정조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이른바 '기업때리기'가 보잉, 록히드마틴, 포드에 이어 이번에는 제네럴모터스(GM)를 정조준했다. 워싱턴포스트(WP)·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 크루즈'를 국경넘어 미국 내 딜러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GM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든가, 아니면 많은 국경 세금을 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기업이 멕시코나 중국 등 해외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WP에 따르면 GM의 셰비 크루즈는 오하이오 로즈타운에 있는 공장에서 기본적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난해 수요가 늘어나면서 셰비 크루즈의 해치백 모델 경우 멕시코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고, 이 모델은 주로 해외시장에서 판매돼왔다. GM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셰비 크루즈의 해치백 모델의 일부가 미국내 판매점에서도 팔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소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GM는 2016년 미국 내에서 19만 대의 셰비 크루즈를 판매했는데, 이중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것은 약 4500대이다. GM은 전 세계에 지난 해 약 3만대의 셰비 크루즈 해치백 모델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모리세이 대변인은 "셰비 크루즈 해치백 모델은 생산과 판매량이 매우 적은 자동차"라면서 "수요가 많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GM은 트럼프의 비판이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트럼프가 한밤 중에 올린 트위터 글 한 줄에 보잉과 록히드마틴,포드 등이 여론 악화와 주가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고 가격인하 계획을 내놓았던 전례를 볼 때 GM 역시 버티지 못하고 모종의 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7-01-03

'멀티 캐릭터'…트럼프, 어떤 '성깔'로 통치할까

'트럼프 시대'가 보름여 앞으로 도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20일 공식 취임한다. 그의 돌출적 스타일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존체제에 분노해온 지지자들은 열광하고 있으나, 그의 '멀티 캐릭터' 스타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올지 모른다며 긴장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트럼프 당선인 스스로 "나는 예측불허인 사람(unpredictable)"임을 자랑처럼 얘기한다. 그동안 분출됐던 트럼프의 다양한 인간성을 통해 그의 통치스타일을 미리 살펴본다. ▶"못 참겠다!" 분노 트럼프는 '분노하는 미국'의 대변자가 될 것을 천명했다. 지난 2015년에 대선 출마 선언 뒤 펴낸 저서 '불구가 된 미국(Crippled America)'의 표지 선택 과정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트럼프는 출판사 측에 '분노한 얼굴을 커버로 사용하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출판사 측은 망설인 끝에 언짢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쏘아보고 있는 트럼프 사진을 골랐다. 트럼프는 "미국은 일자리, 건강보험, 무역협정, 외교, 중동문제, 부정부패 만연 등 모든 분야에서 다 지고 있다.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논객 찰스 크랫하우머는 "주변 국가들은 피곤해지겠지만 미국만큼은 반드시 크게 발전시키겠다는 게 그의 의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항상 분노에 가득 찬 얼굴을 보인다. 미소는 지어도 그가 웃는 모습을 본 이가 드물다. 폭스뉴스 진행자 메긴 켈리는 그의 분노를 정통으로 맛본 피해자다. 2015년 8월 1차 공화당 경선 토론 직후 그는 켈리를 향해 '능력없는 언론인' '시청률 저조한 진행자' 등의 트위터 공격을 날렸다. 토론 때 악의적 꼬투리 질문을 한 켈리가 못마땅했다는 것이다. 켈리는 이후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의 끈질긴 공격(?)으로 인해) 눈물을 펑펑 쏟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끝까지 간다!" 집요 대선 출마 때와 지난 12월 대선 승리 투어 당시 그의 메시지 중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특히, 그가 가장 중시하는 무역협정 현안은 1980년대부터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 수준으로, 100%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망이다. 보수논객 래리 엘더는 "무역협정을 간판공약으로 내세운 대선후보는 트럼프가 역대 최초"라고 평했다. 보수 진행자 숀 해니티도 "입을 열 때마다 캐리어 에어컨과 포드의 멕시코 아웃소싱을 맹비난했다. 결국 캐리어와 포드 모두 공장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의 수출을 독려하고 내수시장을 키워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승리 연설에서도 그는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 일본, 멕시코 등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도 쓰러졌다"며 "나는 이기는 사람이다(I'm a winner). 무역협정에서 지는 장사는 안한다"며 기존의 무역협정 내용을 뜯어고치는 것은 물론, 현재의 대 무역적자 국가를 상대로 모조리 대 무역흑자로 돌릴 것도 약속했다. 신년 들어서도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한다(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경제정책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제조공장이 다 중국으로 넘어갔고, 미국의 부도 넘어갔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1조 달러가 넘는다"며 "우리에게 돌아온 건 높은 실업과 국가부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1988년에 미국의 무역협정이 잘못됐다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뉴욕타임스에 게재했다. 결국 이 메시지를 대선 캠페인 때에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러스트벨트를 휩쓸며 대권을 거머쥐었다. ▶"내가 젤 잘나가!" 허풍 돈 많은 걸 대놓고 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대선 출마 당시 트럼프는 "나는 정말 엄청난 부자(I'm really really rich!)"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4년 전 밋 롬니 대선후보는 부자였음에도 돈이 많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트럼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오히려 자랑스러운 일로 여겨야 한다면서 롬니를 향해 쓴소리까지 했다. CNN 등 주류언론에서는 '돈 많다고 자랑하는 대선후보는 처음 본다'는 식으로 조롱했다. 이에 트럼프는 "돈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자고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이러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정계에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캠페인 기간 내내 그는 선거 후원금을 자비로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강조했다. ▶"얄짤없다!" 단호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펀드 매니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글라스-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이 부활할까봐 노심초사다. 트럼프는 칼 아이칸 등 월가의 유명 투자가들의 도움으로 월가를 개혁할 것을 약속했다. 보너스를 포함해 월가에서 평균 50만 달러의 연봉을 자랑하는 펀드 매니저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누차 주장해 왔다. 재계의 시선은 글라스-스티걸 법의 부활 여부에 쏠리고 있다. 글라스-스티걸 법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제정됐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은 1999년 월가와 막역한 사이였던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 때 폐기됐다. 당시 폴라 존스 성희롱 혐의 소송 때 위증 행위가 드러나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당했던 클린턴이 정계 은퇴 뒤 금융계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해 폐기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후 월가는 힐러리 후보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됐다. 하지만 글라스-스티걸 법 폐지 이후 10여 년 동안 은행들은 각종 파생상품을 만들어 부실을 키웠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는 빌미를 제공해 법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있어서도 입장이 단호하다. 100% 폐지를 약속했다. 3일 트위터를 통해 그는 "오바마케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해야 한다"라며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다. 애리조나의 경우 보험료가 116%나 오른다. 빌 클린턴도 '미쳤다'라고 한 보험"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월가 펀드 매니저들의 성공보수(carried interest)를 자본 소득(capital gain)으로 보지 않고 경상 소득(ordinary income)으로 봐야 한다며 일반인처럼 소득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고 보자!" 뒤끝 트럼프 당선인은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로 '눈에는 눈(eye for an eye)'을 꼽은 바 있다. "당하면 10배로 되갚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도 했다. 최근 트럼프는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책을 쓴 전기 작가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마주치자 곧바로 내쫓기도 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자신을 사정없이 공격하고 대선 이후에도 재검표를 주장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 특검수사를 해서 보복할지 주목된다. ▶"세게 친다!" 협상 달인 저서 '협상의 예술(Art of the Deal'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시쳇말'로 일단 세게 부르고 협상에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처음에 100을 부르고, 나중에 70~80 정도를 챙긴다. 원래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전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무슬림 신자 입국 금지"를 외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종이신문이 좋아!" 온오프 소통 디지털과 아날로그을 적절히 병행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합쳐 약 5000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트럼프. 그는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 바로 자신의 생각을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힘을 보여줬다. 공식활동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이외 그는 컴퓨터를 만지지 않고 철저히 아날로그식을 고집한다. 컴퓨터,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손으로 편지를 써 배달원을 통해 보내는 낡은 방식을 선호한다. 온라인 뉴스 대신 신문, 잡지를 사무실에 무더기로 쌓아 두고 시간 날때마다 꺼내 꼼꼼하게 읽는 스타일이다. 대선 유세 때 캠프 간부들에게 "컴퓨터 데이터에 의존해 선거 전략을 짜지 말라"고도 했다. 온라인 정보는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신 방방곳곳 유세장을 많이 찾아 지지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올드 스타일을 선호했다. ▶별명 붙이기 '황제' 트럼프가 별명을 붙이는 순간, 경쟁후보들의 지지율은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경선 때 그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맥없는(low-energy) 젭"이라고 했고,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을 상대로 '거짓말쟁이 테드(lyin' Ted)' 등의 별명을 붙였다.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에게는 'Crooked Hillary(부패한 힐러리)' 'Dishonest Hillary(거짓말쟁이 힐러리)' '맥없는 힐러리(low-energy Hillary)' 등 무려 3개의 별명을 붙였다. 이를 놓고 주류언론 논객들이 이중 어떤 별명이 힐러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냐는 토론이 벌어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단순히 보면, 트럼프가 웃고 즐기자고 붙인 별명 같지만 이 안에는 트럼프의 치밀한 계산이 있었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7-01-03

민주당 '트럼프 내각 블랙리스트 8인' 인준 제동 걸기로

"21명 중 8명은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초대 각료 지명자에 대해 민주당이 상원 인준 과정에서 제동을 걸겠다고 나섰다. 민주당의 차기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1일 성명을 발표하고 "의회 및 일반 유권자들이 각료 지명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도 전에 취임식(20일)에 맞춰 급하게 인준을 마치려 한다면 민주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각료 지명자 중 4명을 '집중 검증 대상'으로, 또 다른 4명에 대해선 '부적격자'로 지목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초대 내각 구성 단계부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초반 기세 싸움에서부터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다음주 초부터 동시다발적으로 21명의 각료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해 20일 취임식 이전엔 모든 각료의 인준을 마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1주에 '블랙리스트 포함자' 1명과 불포함자 1명씩 총 2명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1명에 대해 최소 이틀간 검증작업을 벌인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내각 인준에만 10주 이상 소요된다. 최악의 경우 4월까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상원에서 52대 48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청문회 일정 조율에서부터 난항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 측이 워낙 강하게 "각료 대부분이 기업가 출신의 억만장자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20일 취임식 이후 '반쪽 내각' 상태로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는 2001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당시와도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오바마의 취임식 당일인 20일에야 주요 각료 7명에 대한 인준안이 통과됐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1일 통과됐다. 상.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이었지만 공화당은 검증을 지연하고 사사건건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인준 과정에서 상무장관에 지명됐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보건장관 지명자였던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이 각각 비리와 탈세 문제 등으로 사퇴해 출범 90일이 지난 4월 20일이 돼서야 첫 각료회의를 열 정도였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취임식이 1월 20일로 변경된 1937년 이후 가장 늦게 구성된 내각이 됐다. 민주당이 가장 벼르고 있는 4명의 각료 지명자는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인사로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국무), 과거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보수 강경파 제프 세션스(법무), 골드만삭스 출신인 스티븐 므누신(재무), 억만장자 벳시 디보스(교육)다. 특히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대한 보복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등 러시아를 타깃으로 강공을 펼친 만큼 틸러슨의 친러시아 과거 행보가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또 '오바마케어' 반대론자인 톰 프라이스(보건복지), 햄버거 체인 CEO를 지내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 온 앤드루 퍼즈더(노동), '반환경론자'란 평을 들어 온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장, 예산을 늘리는 데 극도로 부정적인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 등 4명도 '부적격자'에 넣었다. 슈머 차기 원내대표는 "행정 경험이 없는 '가질리어네어스(Gazillionaires.억만장자 초갑부) 내각의 각료 지명자들은 대부분 주요 선거 공약에 배치되는 인물들"이라며 "그들이 관할하는 산업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의 (개인) 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7-01-03

'리틀 스트롱맨' 3총사, 코드 맞는 트럼프 취임날 손꼽는다

국제 사회의 '형님 스트롱맨(강성 통치자)'으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1월 20일)을 앞두고 작은 스트롱맨들이 너도나도 트럼프 구애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에게 연일 호감을 표명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트럼프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리기에 가세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스트롱맨끼리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마초 지도자 연대'를 예고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를 놓고 트위터로 트럼프와의 우의를 과시했다. 안보리 결의를 비난해온 트럼프가 "이스라엘 강해야 한다. 1월 20일이 다가온다"고 올리자, 네타냐후는 "따뜻한 우의와 분명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올렸다. 이에 반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위험한 궤적을 가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한 존 케리 국무장관을 겨냥해선 "편향된 연설"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공존 해법에 반감을 표명하며 친이스라엘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가 강행하는 정착촌 건설에도 호의적이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정부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쿠르드족을 참여시킨데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IS와 쿠르드족 테러단체를 지원했다"는 폭탄성 기자회견을 했다. 이어 "사진과 영상 등 증거를 갖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에르도안은 트럼프에게는 계속 하트 신호를 날리고 있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달 12일엔 터키에 와달라고 초청했고, 닷새 후엔 언론 인터뷰에서 "반트럼프 시위는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반정부 쿠데타를 진압한 에르도안이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을 때 오바마 정부와는 달리 이를 비판하지 않았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7일 필리핀 미군 주둔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나는 버락 오바마가 빨리 사라지기만 기다린다"고 밝혔다. 두테르테는 이어 트럼프와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어떤 적대감도 느끼지 못했고 우리는 같은 말을 했다"고 자랑했다. 두테르테는 트럼프 당선 후 마닐라의 트럼프타워 건설을 도왔던 부동산 업자 호세 안토니오를 대미통상특사로 임명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들 강성 지도자가 트럼프에게 호감을 표명하는 이유는 인권을 문제삼고 복잡한 국제 질서를 고려하는 까다로운 오바마와는 달리 단순 명료한 트럼프와 코드가 맞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으로 불거진 인권 탄압 을 거론한 적이 없다. 에르도안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는 지구 상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 트럼프가 취임하면 미국에 망명 중인 반정부 인사 펫훌라흐 귈렌을 터키로 송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작은 스트롱맨들의 지원 사격 속에 트럼프는 오바마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 대통령(President O)의 많은 선동적 발언과 걸림돌을 무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순조로운 정권 이양으로 생각했는데 아니다!"라고 트윗에 올렸다. '오바마(Obama)'도 아닌 '오(O)'로 표기했다. 나중에 기자들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정권 이양은) 순조롭게 잘 되고 있다"고 번복했지만 대통령 당선인이 현직 대통령을 "선동적"이라고 비난한 것은 미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6-12-29

트럼프 내각 인준, 공화당 반란표가 변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첫 관문은 내각 후보자들의 의회 인준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트럼프 내각의 핵심인 국무.법무.재무.국방장관 후보자 네 명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난제를 제시했다. 장관 인준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상원(정수 100명) 표결에서 과반수(51표)를 얻으면 된다. 내년 1월 상원 의석 비율은 공화당 52명 대 민주당 48명으로 숫자상으론 인준에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반란표를 행사하면 트럼프 정부는 시작부터 표류하는 만큼 표 단속이 절대 과제다. 의회 인준의 최대 시험대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다.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미 "블라디미르(푸틴)의 친구는 내가 국무장관에게서 기대했던 게 아니다"라며 틸러슨의 친러 성향에 반감을 드러냈다.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도 틸러슨이 러시아와 친하다는 데 비판적이다. WP는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명 모두 틸러슨 인준 청문을 담당하는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이라 이 중 한두 명이 반대하면 상임위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법무장관 후보자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1986년 연방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되고도 인준 청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경험이 아킬레스건이다. 당시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던 과거사가 논란을 불렀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엔 세션스에 호의적이다. 하지만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극우인 대안우파와 연결돼 있다는 비판이 세션스 인준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후보자는 골드만삭스 출신이라 민주당이 십자포화를 예고했다. 공직 경험이 없는 데다 월가에서 돈을 번 갑부로 인식돼 있어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반(反) 월가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므누신 지명을 놓고 "금융 자본의 이해에 충실하게 경제 정책을 운영하려는 것"으로 비판해 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군내 신망이 두텁지만 '문민 장관' 규정을 잠시 접어야 하는 게 과제다. 미국 국방장관은 장성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맡을 수 있도록 관련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인준에 앞서 이번엔 해당 규정을 적용치 않는다고 의회가 합의해야 한다. 매티스를 놓곤 민주당 일각에서 '문민 장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변수다. 채병건 기자

2016-12-27

트럼프 "자선재단 해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자선재단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다음달 20일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이해관계의 충돌을 없애기 위해 트럼프 자선재단을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도널드 J 트럼프재단의 해체에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참모진에게 지시했다"며 "이 재단은 수십 년 동안 다른 비용은 전혀 지출하지 않고 모든 기금을 자선사업에 내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오직 대통령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국내외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이런 좋은 사업이 이해의 충돌에 연관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해체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은 이 재단이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을 지원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라 뉴욕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재단은 현금과 자산을 트럼프 자신과 가족, 그의 회사, 또는 재단의 주요 기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 국세청(IRS) 규정을 위반해 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재단의 자금으로 트럼프가 이익을 보았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 9월 트럼프재단이 비영리단체에 관한 법규를 위반한 사항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재단은 대선 유세 중이었던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의 탐사보도에 의해 팜 본디 플로리다주 검찰총장 지지 그룹에 자선재단의 기금을 제공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3년 당시 검사였던 본디는 전화로 직접 이 자금을 요청해 받았는데 이때는 그가 트럼프대학의 사기 혐의로 전 수강생과 대학생들의 고발을 접수해놓고 있을 때였다. 본디가 트럼프대학을 수사하고 있다고 언론에 밝힌 다음날에 트럼프재단의 현금이 그에게 전해진 것. 이후 본디는 트럼프를 기소하지 않았고 나중에 연방법이 규정한 자선재단의 정치헌금 금지조항 위반을 이유로 벌금 2500달러만을 냈다. 한편 뉴욕주 검찰의 에이미 스피털니크 대변인은 지난 24일 "트럼프 재단의 해체는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 재단은 대선을 불과 몇 주 남긴 시점에 기금모집 중단 명령을 받았었다. 박기수 기자

2016-12-26

커지는 '사법부 보수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사법부도 보수화될 전망이다.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트럼프는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 대법관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워야 하고, 연방법원의 빈 자리 103석을 채워야 한다. 2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는 8년 전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연방법원 빈 자리가 54석과 비교하면 두배나 되는 규모다. 연방법원은 총기규제법, 낙태 규제, 유권자 관련 각종 법 및 이민 문제 등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들의 법적 판단을 내리는 기관으로 법관의 정치적,사회적, 법리적 성향이 어떠한가에 따라 판결이 좌우될 수 있다. 역대 행정부가 대법원 및 연방법원에 '자기 색깔' 사람들을 가능한 많이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이유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법관 인선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여 왔다. 오바마 정부가 무려 100석이 넘는 공석을 트럼프 정부에 넘겨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공화당에 있다. 연방상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의 법관 인준을 거부하거나 인준절차를 하염없이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지난 3월 스캘리아 후임으로 메릭 갈랜드 판사를 지명했지만, 공화당은 퇴임하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을 받아들일 수없다고 버티며 갈랜드 판사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단 한번도 열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는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지원 덕분에 연방법원의 빈자리를 신속하게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미 대선 유세 당시 새로운 대법관에 스캘리아 전 대법관과 같은 보수파 인물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한 바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법관 후보 인선에는 돈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이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연방주의자협회(Federalist Society), 헤리티지재단도 후보 인선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역시 트럼프의 대법관 후보 인선을 돕고 비준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보다 여성, 소수인종, 성적 소수자 등 다양한 배경의 법관들을 임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12-26

트럼프 가족, 사업·재단 정리 '박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그의 자녀들이 사업체 및 사업 프로젝트, 재단 등 주변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1월 20일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논란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4일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적으로는 "대통령에 취임해도 (공직 수행과 사업 간의)이해충돌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자신과 가족의 사업체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정리를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도널드 J. 트럼프재단의 해체에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참모진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재단은 수십년 동안 근본적으로 다른 비용은 전혀 지출하지 않고 100%의 기금을 모두 자선사업에 투자했다"면서 "앞으로는 오직 대통령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국내외 수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이런 좋은 사업이 이해의 충돌에 연관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해체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2015년 세금 납입 내역을 공개하는 비영리 감시기구 가이드스타 웹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재단은 기금과 자산의 사용에서 국세청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재 뉴욕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뉴욕 검찰청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재단 폐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재단 폐쇄 이외에 트럼프오가니제이션를 관장하는 외부 모니터를 기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오가니제인션의 실무를 맡고 있는 에릭 트럼프는 "아버지와 가족들은 매우 신중하게 (외부 모니터 기용)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들 에릭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 재단인 '에릭 트럼프 재단'도 폐쇄하겠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은 브라질,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헨티나, 인도에서 진행해온 호텔, 아파트 프로젝트의 청산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진행 중이던 노사쟁의는 지난 21일 갑자기 타결됐다. 사측은 연금, 건강보험,급여인상 등 앞서 노사협상에서 거부했던 사항들을 모두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DC에서 최근 문을 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은 노조 결성을 수용했다. 이밖에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은 아일랜드에서 골프코스를 개설하면서 파도를 막는다는 이유로 높은 벽을 세우려했다가 환경운동가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맏딸 이반카 역시 자신의 보석, 의류,핸드백 브랜드 운영을 도와 줄 외부 모니터 채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곧 출간되는 '일하는 여성:성공을 위한 규칙 다시쓰기'의 수익은 기부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최측근 보좌관으로 일해온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자신이 운영해온 신문사 뉴욕 옵저버와 의류업계지 우먼스 웨어 데일리를 매각하기 위해 구매자를 찾고 있다고 최근 로이터가 보도한 바있다.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소속의 엘리야 커밍스 의원(민주당)은 NYT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가족이 '이해충돌'이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하지만 앞으로 (정리)해야할 일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커밍스 의원은 "대통령 직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내리는 모든 결정들이 논란을 일으키기를 바라는가. 트럼프는 18개국에서 111개 이상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지뢰밭이다. 슬프겠지만 (트럼프의)신뢰성을 깍아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6-12-25

트럼프, 오바마 '핵 없는 세상' 8년 노력 180도 뒤집었다

WP "중국 자극, 북 핵개발 부추길 것" 트럼프 측 "핵 확산 견제위한 발언" 핵 능력 강화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140자 트윗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을 180도 뒤집었다. '오바마 것은 다 바꿔(All But Obama.ABO)'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제 1탄이 '핵 확장 정책'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바마는 2009년 1월 취임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선언하면서 8년 재임 동안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오바마는 2010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신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에 서명했다. 1991년 미.러가 체결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대체할 후속 협정으로, 2018년까지 핵탄두를 각각 1500~1675개 수준으로 줄인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미 New START에 어깃장을 놓으며 미.러가 냉전 시대와 같은 핵무기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푸틴은 지난 10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으로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생기고 있다"며 미국과 체결한 무기급 플루토늄 관리 및 폐기 협정(PMDA)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밀어붙이는 유럽 미사일방어(MD)망 구축 계획에 반발하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들을 유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 내전과 나토의 동유럽 영향력 확대 등으로 이미 미.러는 부딪히고 있다. 트럼프.푸틴 시대에 신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며 "이는 중국을 자극하고 북한의 핵 개발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언론은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트위터 글을 놓고 진의 파악에 분주하다. 특히 트럼프가 핵 능력 강화(strengthen), 확장(expand)이란 단어를 쓴 데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정상들은 핵무기 정책을 언급할 때 단어 선택을 신중히 한다"며 "통상 핵 능력에 대해 현대화(modernization)한다고 쓰지 강화한다는 용어는 잘 쓰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강화와 확장이란 단어가 새 핵탄두를 개발하거나 숫자를 늘리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WP는 "과거 냉전 시대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자주 구사했던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트럼프가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치광이 이론'이란 상대에게 미치광이처럼 비침으로써 공포를 유발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이다.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인 제이슨 밀러는 논란이 번지자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핵 확산 위협에 대한 언급으로 핵무기가 테러리스트들과 불안정한 불량 정권들에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진화에 나섰다. 스웨덴 조사기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1월 기준으로 추산한 핵무기 실태에 따르면 전 세계 핵탄두는 1만5395개다. 러시아가 7290개로 가장 많고 미국이 7000개다. 양국의 핵탄두가 전체의 93%를 차지한다. 이 밖의 핵탄두 보유 국가는 영국.프랑스.중국.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등이다. 중국 260개, 인도 100~120개, 파키스탄 110~130개, 이스라엘 80개, 북한은 10개를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백민정 기자

2016-12-23

트럼프 으름장 협상에 두손 든 보잉·록히드마틴 CEO

같은 날 만난 록히드마틴 CEO도 F-35 전투기 가격 인하 밝혀 "강압적인 행보" 비판 있지만 "납세자의 승리" 긍정 평가 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으름장 협상'에 미국의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꼬리를 내리고 있다. 21일 트럼프의 개인 리조트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트럼프와 면담한 보잉의 데니스 뮐렌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신규 제작 비용을 40억 달러보다는 낮추도록 해 보겠다. 그렇게 되도록 (트럼프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잉을 대신해 개인적인 약속을 전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지난 6일 트럼프가 트위터에 "보잉이 새로운 747기종의 에어포스원을 만들고 있는데 비용이 통제 불능 수준이다. 40억 달러 이상이다. 주문 취소다"란 글을 올린 이후 보름 만에 보잉의 항복을 받아 낸 셈이다. '하늘의 백악관'이라 불리는 에어포스원은 첨단 미사일 요격시스템은 물론 핵무기 폭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국방부는 25년 된 낡은 747-200 기종을 보잉 747-8 기종으로 바꾸기로 하고 2대를 주문 계약했다. 에어포스원은 2대가 교차 운항되기 때문이다. 747-8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민간 항공기 가운데 가장 크고 값도 가장 비싸다. 게다가 에어포스원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보잉으로선 트럼프의 '주문 취소'란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또 트럼프와 틀어질 경우 최근 이란 국영 항공사 이란항공과 맺은 여객기 80대 수주 계약(166억 달러)의 재무부 승인에 문제가 있을 것을 우려했다. 결국 뮐렌버그는 트럼프 측에 전화를 걸어 '최선의 노력'을 다짐했고, 트럼프는 "(뮐렌버그는)훌륭한 사람이다. 앞으로 가격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면담은 가격 인하를 추인하는 만남이었던 셈이다. 이날 면담 후 트럼프는 "아마도 엄청난 돈을 깎을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보잉을 칭찬했다. 보잉은 트럼프에게 다른 선물도 안겼다.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보잉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기부금을 내 오긴 했지만 이번 취임식은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날 꼬리를 내린 건 보잉뿐이 아니다. 트럼프가 지난 12일 트위터에 "F-35(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계획과 비용이 통제불능이다. 내년 1월 20일 이후 군사(무기 구입) 비용을 수십억 달러 줄이겠다"고 한 뒤 주가가 폭락한 록히드마틴도 마찬가지였다. 록히드마틴의 메릴린 휴슨 CEO는 이날 트럼프와 면담한 뒤 성명을 내고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이 생산적이었다. F-35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물론 가격 인하를 놓고 우리가 이뤄낸 진전을 논의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F-35는 국가 안보에 대단히 중요한 프로그램이며 우리는 미군과 동맹국이 사용할 전투기 공급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은 돌려 했지만 핵심은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휴슨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F-35 프로그램의 가격 협상은 마치 춤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이제 시작"이라며 "우리는 가격을 멋지게 내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는 록히드마틴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이날 F-35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공군과 해군 수뇌부 7~8명과 면담도 했다. 가격 인하가 현실화되면 2018년부터 4년 간 F-35 4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인 한국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다른 제조업체들에도 같은 수법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트위터에 "미국을 떠나는 기업들, 직원을 해고하고 다른 나라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미국에 그들의 물건을 다시 팔려고 생각하는 기업들은 보복과 대가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이런 기업들은 35%의 관세를 물게 될 것이다. 매우 값비싼 실수를 하기 전에 미리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언행을 "지나치게 강압적"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비용 절감과 일자리 창출 효과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도 상당하다.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캐피털의 창업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 가격 인하 협상은 '납세자들의 거대한 승리'"라고 칭찬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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